찰스 다윈은 그의 혁명적인 저서 '종의 기원' 에서 모든 생물체는 어떤 하나의 원시 존래로부터 기원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모든 생명체의 마지막 공통 조상, 루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다윈의 신중한 말투는 1860년대의 문화적, 과학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진화라는 개념에 대한 전반적인 적개심은 둘째 치고 공통 조상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려진 화석 기록에는 지구상 초기 원시 생명체에 대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 다윈이 인정한 대로 가장 오래된 암석 지층에 화석이 없다는 이 명백한 사실이 그의 이론에 있어서 상당한 문제였다. 인간부터 고래, 곤충과 벌레, 거대한 삼나무와 버섯, 세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생명체의 분류
19세기에 동식물을 수집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생물학자에게는 생명체를 분류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되었다. 19세기 초에 스웨덴 식물학자는 생물 종을 사용해 기본 단위를 나누는 계층적 방법인 과학적 분류법의 기틀을 세웠다. 하지만 이것은 기본적으로 같은 것끼리 모아서 줄을 세우는 방법일 뿐, 진화적 관계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었다.
린네 분류법의 공통된 기질과 분류 계층은 진화학자들에게 굉장히 유용했지만, 분류의 정의가 어떤 기질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고 드러나지 않는지에 달려 있었기에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 체계는 유기체 집단 사이에 더 가까운 관계가 밝혀지면서 수많은 소분류가 생기고 더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하지만 동시에 체계 안에 틈이 생기기 시작하며 주요 분파와 그들의 진화적 관계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다.
생명의 나무 수정
1937년 프랑스 생물학자는 유기체의 세포가 DNA 를 함유한 막으로 둘러싸인 핵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모든 생명체를 진핵 생물과 원핵 생물이라는 2개의 기본 집단으로 나눌 수 있음을 깨달았다. 1959년에 미국 생물학자 로버트 휘태커는 이를 더 발전시켜서 4개의 진핵생물 그룹과 1개의 원행생물 그룹인 모네라계라는 5개의 계로 나뉜 ' 생명의 나무 ' 를 제시했다.
휘태커의 체계는 한동안 문제를 해결한 듯이 보였지만, 1980년대이후 DNA 데이터의 사용이 증가하며 생명체를 외부적 기질이 아니라 분자 분류학을 바탕으로, 즉 살아있는 유기체 내의 보편적인 단백질 서열을 바탕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혁명적인 관점이 나타났다. 이로써 ' 생명의 나무' 에 대대적인 수정이 이루어졌고, 루카 문제에도 새롭게 관심이 쏠렸다.
우리의 공통 조상 찾기
이런 새로운 분류법 조차도 ' 생명의 나무' 의 뿌리, 즉 생명의 기원과 다윈의 '원시 존재' 를 찾는데에는 별로 소용이 없었다. 생명체는 항상 3개의 양립 불가능한 가지로 나누어져 있었을까, 아니면 모든 유기 생명체에게 공통의 조상이 있었을까?
2010년 매사추세츠주 브랜다이스 대학의 생화학자 더글러스 테오발드는 다양한 단백질 서열을 가진 여러 생명체에서 23개의 단백질이 진화 해 온 가장 가능성 높은 방식을 분석해 이 이론을 통계적으로 검정했다. 실험은 모든 생명체가 실제로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내려왔을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는 결론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테오발드의 실험은 약 35억 년 전에 지구상에 생명체가 단 한번에 나타났다는 뜻이 아니다. 사실 여러 번 분리해서 등장했다는 것이 훨씬 더 타당하다. 멸종한 화석 생물 종의 DNA 분석은 불가능하기에 모든 분자적 증거들이 우리에게 알려 줄 수 있는 것은 오늘날 현존한는 생명체들이 하나의 조상으로부터 내려왔다는 것 뿐이다. 그것이 꼭 지구상 최초의 유기체여야 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초기 생명체 사이에 광범위한 ' 수평적 유전자 이동 ' 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하나의 유기체가 부모가 아닌 다른 유기체의 DNA 를 포함하는 이 현상은 미생물, 특히 세균과 고세균에서 흔하고, 복잡한 진핵세포가 발달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것은 또한 서로 다른 유기체 그룹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서 조상에 대한 의문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공통된 유전적 혈통은 생명체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분화되었는지에 관해 많은 의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