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과 니켈이 주성분인 고체와 액체 층으로 이루어진 지구의 중심부로, 지구에서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지진 연구를 통해 핵이 바깥쪽은 액체이고 안쪽은 고체인 적층 구조로 밝혀졌다. 자세한 내용을 지금부터 다루어 보기로 한다.
지구의 핵 구조에 관한 우리의 기본 모형은 1930년대 덴마크 지진학자 잉게 레만이 내핵의 존재를 발견한 이래 본질적으로 동일하게 유지되어 왔다. 내핵과 외핵은 일반적으로 고체와 용해된 금속의 균일한 덩어리이며, 액체인 외핵 안에서는 전기 전도성이 있는 물질이 움직이며 거대한 전류를 일으켜 지구의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지구 발전기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몇년 동안 새로운 연구로 지구 내부 깊은 곳에 관한 놀라운 특징들이 밝혀지면서 이런 비교적 단순한 모형이 뒤집혔다.
예상치 못한 특징
지진파를 이용한 새로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핵과 내핵 사이 경계에서 약 200-250km 두께의 고밀도 성층 유체층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지진파가 내핵을 통과하여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나갈때보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지나갈 때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최근의 조사 결과이다.
탄성 이방성이라고 하는 이 효과는 내핵 안에 있는 철 결정의 어떤 특정한 정렬로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내핵은 경도에 따라 달라지는 기묘한 비대칭적 특징을 가진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지구의 깊은 내층은 균일한 구조가 아니라 지구 표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가진 듯 하다.
핵의 탄생
지구의 기원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지식에 따르면, 핵은 지구가 만들어지고 10억년 쯤 후에 형성 되었다. 약 35억년 전에 길고 느린 냉각 과정 끝에 이미 분화 초기 단계부터 지구 중심부로 가라앉고 있던 고밀도의 철 위주 물질이 응고되기 시작했다. 중심부 온도가 더 높은데도 응고 과정은 중심부에서 시작되어 바깥쪽으로 천천히 퍼져 나갔다. 이것은 중심부의 압력이 높아서 철의 녹는점이 올라가기 때문에 생기는 패러독스이다.
내핵이 응고되고 점점 더 밀도가 높아지면서 가벼운 원소들은 바깥쪽으로 밀려나 위쪽 핵으로 쏠렸다. 이런 조성대류 과정은 외핵을 계속 움직이게 만들어 지구 자기장을 생성하는 원동력으로 여겨져 왔다. 대부분의 지질학자들은 내핵과 외핵사이에 있는 중간 유체층에 가벼운 원소들이 더 많이 몰려 있어서 주위의 외핵보다 밀도가 낮을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진파 자료는 정반대 사실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애초에 그런 안정적인 층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조성 대류가 지구 발전기 역할을 하며 자기장을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가설에 반하는 듯 하다.
극광, 즉 오로라는 약 80km 상공의 지구 이온층에서 발생한다. 찬란한 오로라는 이온화 된 질소와 산소 원자가 지구 자기장에서 불어온 태양풍 입자들과 충돌해서 발생하는 광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핵의 역학
하지만 새로운 가설은 외핵의 기저에 있는 지진파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영역이 보이는대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르노블 천문대의 프랑스 지구과학자 팀은 무거운 원소들이 모인 안정적 용해된 물질층이 아니라 내핵 표면에서 물질이 결정화 되는 동시에 재용해 될 때도 똑같은 효과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가설에서는 대류로 인해 내핵이 사실상 동쪽으로 이동한다고 말한다. 서쪽에서 핵이 결정화되면서 약간 식고 응고되었다가 동쪽으로 가면서 더 뜨거워지고 녹아서 외핵으로 더 가벼운 원소들을 기둥 형태로 방출한다.
그 결과 200-250km 두께의 철이 풍부한 층이 만들어진다. 이 층은 외핵보다 밀도가 더 높아서 가벼운 원소들의 기둥이 대류를 통해 솟구쳐 올라와도 안정적이다. 또한 프랑스 팀의 가설은 고체인 내핵의 표면에서 탐지한 명확한 특성도 설명할 수 있다. 연간 1,5cm라는 현재의 이동속도로는 내핵이 응고와 융해 과정을 거쳐 완전히 갱신되는 데 약 1억 년이 걸릴 것이며, 이는 핵의 성장과 확장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것이다. 이 내핵 역학은 외핵의 움직임과 지구 발전기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의 연구는 핵의 구조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바깥쪽 경계가 지면 아래로 약 2,890km 부근에 위치하고 예상 온도는 3,500 도가 넘는 핵에서 나온 열이 지구 표면에서 지질 구조판을 움직이고, 핵이 만드는 자기장은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호한다는 중요성에 대해서도 알아냈다.